지난 20일 아침 일찍 울산 중구 한 아파트로 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위탁아동 & 위탁부모’ 제목의 글을 올리며 위탁 가정에 대한 차별 금지를 호소한 청원인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청원인 집 안에 들어가서 느낀 첫 감정은 ‘따뜻함’이었다. 집안 곳곳에 위탁
‘2020년 경자년(庚子年), 희망찬 흰쥐 띠 해가 밝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 확산하고 있다’ 올 한해를 정리하자면 이 두 문장만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올해를 며칠 남겨두지 않은 지금, 부지런함과 풍요를 상징하는 흰쥐 띠 의미는 새까맣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2월3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100일 카운트 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대한민국 고3 결전의 날이 30일 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든 학생들은 원활한 학교 생활을
“병원마다 왜 다르죠? 싼 곳 찾아요, 싼 곳.” 매년 환절기마다 논란되는 것이 있다. 바로 ‘백신 접종비’다. 현재 4가 독감 백신 접종비가 적게는 2만원, 많게는 4만원까지 제각각이다. 올해 가을·겨울철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한다는 ‘트윈데믹’ 예고에 시민들이 서둘러 예방 접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찾아가는 병원마다 접종비가 달라 혼란스럽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주부 김씨는 “똑같은 백신인데 남들보다 더 비싼 돈을 내고 맞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친한 엄마들과 함께 저렴
의대정원 증원 등 공공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정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전공의 집단 휴진을 시작으로 의사 전 직역 파업으로까지 번질 분위기다. 울산지역 의료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121명의 전공의가 병원 현장에서
울산 일부 아파트 주민들이 1층 화단을 개인 텃밭으로 사용하고 있다. 비단 울산뿐만의 상황은 아니다. 아파트규정과 관련법에 따라 공용공간인 화단에 무단으로 농작물을 재배한다는 이야기는 본격적인 아파트 생활이 시작되면서부터 나왔다. 새로 지어지는 주택 80% 이상이 아파
최근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9살 남자아이가 친부의 동거녀에 의해 여행용 가방에 갇혀 숨졌다. 9살 여자아이가 계부와 친모의 학대로 멍 들고 화상 입은 채 간신히 탈출했다. 그야말로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의 마음을 가진 부모
꿈에 그리던 등교가 1주일씩 미뤄졌다는 소식이다. 최근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여파 때문이다. 지난 2월 말부터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불같이 번지자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달 초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드디어 바이러스 종식에 가까워지는 듯했다. 등교 논의도 본격화됐고, 당초 이달 13일 고3을 시작으로 전국 학생들은 순차적으로 학교에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좀 놀고 싶어’ ‘젊으니깐’ ‘춤 추고 이 순간을 즐기고 싶으니깐’ 식으로 항명하는 자들로 코로나19
지난 19일 울산 중구 일대에서 근무 중이던 기자는 오후 2시께 집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지금 매캐한 냄새가 집 안을 가득 채웠다. 아마도 근처에서 큰 불이 난 것 같다"는 급박한 내용이었다. 이윽고 "주민들 전체 대피하라고 한다. 퇴근 후 남구에서 만나자”는 전화가 다시 왔다. 이날 오후 1시 51분께 울주군 웅촌면 대복리에서 시작된 산불로 기자는 순식간에 ‘집을 버리고 어딘가로 피해야하는 신세’가 됐다. 집 인근 야산에서 시작된 불이 이윽고 강풍을 타고 집 앞산까지 빠른 속도로 확산, 예기치 못한 사고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아우성'이다. 행정계, 의료계, 교육계, 산업계 등 모두가 어떤 방식으로든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그 예로 대학생들은 때아닌 겨울방학이 추가로 주어졌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대학들이 개강 연기를 잇달아 결정했기 때문이다. 울산지역 대학들도 마찬가지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울산대학교, 춘해보건대학교, 울산과학대 등은 기존 개강일에서 2주간 연기하거나, 당초대로 개강하면서 곧바로 임시 휴강에 돌입할 계획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허다하게 일어나고 있다. 사회적으로 큰 문제인데, 최근 들어 세상을 등진 사람들 뒤에 남은 가족에게도 시선이 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른바 ‘자살유가족'은 일반인보다 우울증은 7배, 자살 위험은 8.3배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상실감으로 인해 우울감과 소외감이 쉽게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고인을 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는 2차 사건도 빈번히 발생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사회현실을 직시하고, 거듭 고민하고, 공감하고 있는 울산지역 고등학생들이 있
지난해 해외기획 취재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예술과 미식의 도시인만큼 에펠탑, 달팽이요리, 개선문, 와인 등도 기대됐지만 무엇보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샹젤리제 거리를 걸어볼 수 있겠다는 설렘이 가장 컸다. 그렇게 마주하게 된 샹젤리제 거리. 파리 중심을 길게 가로지르는 거리 끝에서 끝을 바라보고있자니 ‘오~샹젤리제~'하는 노래가 저절로 귓전에 울렸다. 해가 지자 가로등 불이 일제히 켜지며 파리의 밤을 알렸다. 저녁 식사시간이 훌쩍 지나자 파리 시민과 전세계 관광객이 거리에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으며 그날의 밤을
“정년도 되기 전에 직장에서 짤리고, 가뜩이나 일자리도 없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죠.” “조선업 잘 나간 시절도 다 잊어버릴 만큼 힘든 경기네요. 소일거리라도 할 수 있으면 고마울 따름이죠.” 조선업 불황과 주력 산업 부진으로 경기침체에 빠진 울산. 자연스레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도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고임금 최상의 일자리는 커녕, 그 누군가는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살기도 힘들 정도다. 이에 울산시가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일자리를 필요로 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희망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중구 북정·교동 B-0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이 가격 담합 의혹 등으로 시끄럽다. 지난 며칠 간 관련 내용을 취재하면서 가장 많이 접한 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는 멘트다. 도대체 얼마나 온갖 불법과 편법, ‘관행’이 통하는 현장이기에. 조합과 특정 업체들이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일감을 나눠가진다는 기사가 나갔다.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재개발 협력업체 선정의 낙찰 가격 기준이 이 같은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경우 해당 기준을 ‘최저가’ 최고점을
교육부가 지난해 10월~11월 울산시교육청을 상대로 벌인 종합감사 결과, 공·사립 학교 구분 없이 부적절한 행위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감사를 통해 총 53건의 회계·행정 관련 비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담당자 징계와 관련 금액 환수 조치를 통보했다. 방과후학교 강사가 결강했는데 대체 강의 없이 학생들 자율학습만 시켜놓고 방과 후 수당을 타낸 교사들. 10개 고등학교에서 교사 235명이 수당 774만여원을 받은 사실. 한 공립고등학교 교장은 업무를 소홀히 해 견책 징계를 받은 사실이 있음
최근 일본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의 수출 규제를 발동한 이후 “일본 제품 쓰지도 말고, 여행도 가지 말자”는 ‘불매운동' 여론이 들끓고 있다. 예전과 다르게 이번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평소 반일감정을 가지고 있거나 이와 비슷한 운동을 펼쳐온 몇몇 단체들 위주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일반 시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통해 참가를 호소하고 있고, 이에 공감하는 뜻으로 ‘너도나도' 불매운동을 인증하는 것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 주말 사이, 울산에서도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선배, 이거 ‘러브웨일’ 아니에요?” 지난 2일 해외 출장으로 방문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뜻하지 않게 ‘러브웨일'을 만났다. ‘러브웨일'은 2019 울산고래축제 홍보를 위해 지난달 3일부터 태화강과 장생포 해상에 전시된 대형 고래조형물로, 하얀 몸통에 짤막한 꼬리와 동그란 눈을 가진 귀여운 캐릭터였다. 일상을 뒤로 하고 떠난 타국에서 느낄 수 있었던 고향 향수에 대한 반가움도 잠시였다. “선배, 남구 고래캐릭터가 왜 여기있죠?” 반가움은 당황함으로, 당황함은 곧 실망감으로 크게 다가왔다. 기존
골방에 들어 앉은 시인이 한 개의 시를 완성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스타 작가가 대중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다음 무대를 완벽하게 내놓기까지 필요한 시간. 이 모든 시간들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는 건 모두가 안다. 찢고, 다시 쓰고, 자문자답하고, 그렇게 완성된다. 이는 행정도 마찬가지다. 주민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이 문제가 주민에게 적용됐을 때 발생할 또 다른 문제는 무엇인지 등 여러번 고민하고 심사숙고해야하는 것은 분명하다. 행정 전문가가 아니어도 이것만큼은 안다. 최근 남구가 실과에서 운영 중인 한 대책
울산 동구 주전동 주민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못하고 있다. 발단은 주전동 어촌계와 선주회가 선박 인양기 관리주체를 놓고 의견차가 생기면서부터였다. 7년째 인양기를 관리해오고 있던 선주회가 최근 관리권을 어촌계에게 회수당하면서 갈등은 본격화됐다. 선박 인양기 관리주체는 통상적으로 어촌계지만, 주전동은 실제 사용이 많은 선주회가 이를 맡아온 상황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7월부터 주전동발 불법건축물 신고민원이 잇따라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394가구 중 56가구가 불법 건축물로 신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알고보니, 양 측에 소
지난 9일 울산 동구 봉대산에서 불이 나자 동구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때 동구를 들썩이게 했던 현상금 3억 원의 ‘봉대산 불다람쥐’가 그 이유였다. 1994년부터 울산광역시 동구 동부동의 마골산과 봉대산 일대 반경 3km 이내에서 해마다 대형 산불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경상남도 울산시 동부동이었는데, 그해부터 2011년까지 17년간 96건의 연쇄방화가 일어났다. 주민들은 연쇄방화범에게 ‘봉대산 불다람쥐’라는 별명을 붙였다. 방화 수법도 교묘했는데, 화장지를 꼬아 만들어 불씨를 내거나 너트에 휴지와